외국의 통화 스와프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2월 14일 | 0개 댓글
  •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서울=뉴시스] 한국은행은 지난 1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600억 달러 규모(약 77조원)의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체결한 규모의 두 배다.(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한국과 미국간 600억 달러 한도의 통화스와프 계약이 내년 9월 말까지 다시 연장됐습니다.

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현행 통화스와프 계약 만료 시점을 기존 내년 3월 31일에서 9월 30일로 6개월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는데요.

한국은행은 보도자료에서 "국제금융시장의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고 국내 외환시장이 대체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안정된 상황이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동 통화스와프 연장이 필요하다는 데에 합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그래서 '통화스와프'가 뭔데요?

매일경제신문의 '설진훈 칼럼'에서는 통화스와프는 일종의 외화 마이너스 통장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고 말합니다.

미국으로 치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에 계좌를 열어 외국의 통화 스와프 원화를 맡기고, 체결 당시 정한 환율에 해당하는 만큼 달러를 빌려 쓰는 거죠.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외화가 급박하게 필요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입니다.

예로 한국은 1997년 아시아 경제에 불안을 느낀 외국 자본이 급격하게 떠나면서 외화 보유액이 부족한 외환 위기를 겪었습니다.

통화스와프는 이러한 외환 위기를 막을 수 있는 안전핀 역할을 합니다.

◇ 다시 말해 이런 내용입니다

지난 3월 원·달러 환율은 1285원까지 올랐습니다.

외환이 부족해서 오른 것이 아니라 코로나19로 외국인들의 심리적 불안감이 커진 탓인데요.

환율로 나타난 외국인들의 불안한 마음을 잠재운 것이 통화스와프였습니다.

통화스와프 체결 이후 달러화자금 조달에 대한 불안감이 완화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축소되고 국내 외환시장은 빠르게 안정됐죠.

이번 연장조치는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국내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마련한 것입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100원을 밑돌고 있고, 달러유동성도 안정적인 상황이지만 만약을 대비한 조치인 셈이죠.

한국은행은 "이번 만기 연장 조치가 국내 외환시장,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필요할 경우에는 곧바로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 이런 내용도 있어요

한편 한국은행은 사전한도가 설정되지 않은 캐나다를 제외하고 총 약 1962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고 있습니다.

양자간 통화스와프는 캐나다(사전한도 없음), 미국(600억달러), 중국(590억달러 상당), 스위스(106억달러 상당), 인도네시아(100억달러 상당), 외국의 통화 스와프 호주(81억달러 상당), 아랍에미리트(UAE, 54억달러 상당), 말레이시아(47억달러 상당) 등 8개국과 맺고 있습니다.

또한, 총 2400억달러 규모로 한·중·일 3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 국가들이 참여한 다자간 통화스와프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 다자화'(CMIM)에서 한국은 384억달러 인출이 가능합니다.

※ [뉴스퀘스트의 오키도키]는 다양한 분야에서 '오늘의 키워드, 도움이 되는 키워드'를 뽑아 독자들에게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코너입니다.

외국의 통화 스와프

모아시스 이벤트 모아시스 이벤트

[서울=뉴시스] 한국은행은 지난 1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600억 달러 규모(약 77조원)의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체결한 규모의 두 배다.(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한국은행은 지난 1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600억 달러 규모(약 77조원)의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체결한 규모의 두 배다.(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한국은행은 지난해 3월 체결한 한미 통화스와프와 외화대출이 외환시장 안정 효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30일 한국은행의 '조사통계월보(2021년 6월)'에 실린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한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의 국내 외환시장 안정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미통화스와프 발표와 외화대출 모두 환율을 상당폭 하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앞서 지난해 3월 19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에 대응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같은해 5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경쟁입찰 방식 외화대출을 통해 총 199억달러를 공급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위기 당시 체결된 미 연준과의 통화스와프가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외환시장의 대표적 가격변수인 '환율'과 외화자금 수급 상황의 대표적 지표인 '차익거래유인(무위험 이자율평형 이탈)'을 다른 국가들의 상황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분석했다.

통화스와프 계약체결 발표와 외화대출 전후로 우리나라 환율과 차익거래유인 움직임을 주요 17개 국가와 비교함해 통화스와프의 효과를 외국의 통화 스와프 추정했다. 통화스와프 관련 이벤트 후 해당 이벤트 영향이 없는 여타 국가들과 우리나라의 환율·차익거래유인 움직임에 전에 없던 유의한 차이가 나타난다면 이를 통화스와프 효과로 해석했다.

분석 결과 통화스와프는 계약 체결 소식만으로도 환율을 크게 하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 효과로 지난해 3월 19일 발표 당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지 않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3.3% 하락(실제에서는 –3.0%)했으며 분석기간 2주 중 평균 2.1% 정도의 하락 효과를 냈다.

외화대출도 경쟁입찰일 환율을 0.5% 정도 하락시켰으며 이 정도의 효과가 2주 동안 유지됐다.

윤영진 한은 국제연구팀 과장은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발표 당일 통화스와프 발표를 하지 않았던 국가들과 비교해 봤을 때 원달러 환율이 3.3% 하락하는 등 시장 심리 개선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기준금리 인하 등 전 세계 국가들의 확장적 재정정책 효과를 배제하더라도 원달러 환율 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 외환 시장 안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차익거래유인에서는 통화스와프의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 차익거래유인은 국내투자자가 원화자금을 조달해 현물환 거래로 달러로 바꾸고 동시에 선물환 계약을 체결해 환리스크 없이 달러자산으로 운용할 때 입는 손해율을 의미한다. 즉, 이 손해율이 높으면 그만큼 많은 비용을 치르고도 달러자금을 쓰려는 기관이 많다는 것이므로 국내 달러유동성 부족을 뜻한다.

조사 결과 통화스와프 발표 후 첫날 차익거래유인은 0.5%포인트 정도 축소됐으나 그 다음 이틀 간 다시 크게 확대됐고 이후에는 다시 소폭 축소됐다. 외화대출시에도 우리나라 차익거래유인이 관련 이벤트가 없던 외국과 비교해 별다른 차이점을 보이지 외국의 통화 스와프 않았다.

한은은 통화스와프의 차익거래유인에 대한 효과가 불명확했던 것은 통화스와프 발표와 자금공급 시기에 비교대상국과 다른 우리나라만의 외화자금시장 특이요인이 발생했던 데 따른 것으로 추측했다.

윤 과장은 "통화스와프 체결 당시 증권사의 해외파생상품 투자손실에 따른 증거금 납부 수요,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의 해외투자 환헤지 만기연장 이연 수요 등 우리나라만의 특이요인이 있었다"며 "단기적으로는 통화스와프의 효과가 불분명했지만 외화대출 기간 중 차익거래유인이 이론적 상한선을 대체로 하회한 것으로 나타나 통화스와프가 차익거래유인 확대를 제한하는 역할을 일정 정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은 통화스와프가 체결 소식은 물론 외화대출을 통해 외환시장 안정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는만큼 위기시 활용할 수 있도록 평상시 외국 중앙은행과의 협력채널을 강화하고 거시경제지표를 양호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윤 과장은 "위기시 외화유동성을 실제로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므로 필요시 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외환보유액과 통화스와프 등 자금조달 경로를 다변화해 둘 필요가 있다"며 "통화스와프가 차익거래유인에 미치는 효과, 통화스와프 자금과 외환보유액 자금의 비용 및 효과 비교 등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9일 밤 10시, 한국은행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Currency Swap) 계약을 체결했다. 하루 뒤인 20일, 원·달러 환율은 1245원으로 19일 1280원에서 35원이나 하락했다.

20일 오전 이주열 한은 총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수요가 급증했고,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달러화 부족에 따른 환율 상승 등 시장 불안이 나타났다”며 계약 체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어“미국은 기축통화국으로서 달러화 부족현상을 완화해야겠다는 판단이 있었고, 한국으로서도 달러화 공급이 아주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통화스와프가 대체 무엇이기에 하루 만에 환율이 떨어지고 외환시장이 안정세를 보인 것일까?

‘스와프(swap)’는 ‘바꾸다’ ‘교환하다’라는 뜻이다. 통화스와프란 두 나라가 서로 다른 통화(화폐)를 미리 정한 환율에 따라 일정시기에 교환하는 것을 말한다.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면 외환위기가 발생했을 때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외화를 가져올 수 있다. 미리 대출한도를 정해놓고 급할 외국의 통화 스와프 때 빌려 쓰는 ‘마이너스 통장’과 같은 개념이다.

이번 통화스와프의 기간은 6개월(2020년 9월19일)이지만, 상황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 한은은 통화스와프를 통해 조달하는 달러화를 곧바로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며, 이는 국내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300억달러 규모의 계약이 체결됐다. 당시에도 1468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이후 종료시점(2010년 2월)에 1170원까지 하락했다.

한국은 외환위기에 대비해 미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과도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현재 캐나다(사전 한도 없음), 중국(560억달러), 스위스(106억달러), 인도네시아(100억달러), 호주(81억달러), 아랍에미리트(UAE·54억달러), 말레이시아(47억달러) 등과 체결한 상태다. 한도가 설정된 규모만 합하면 1900억달러(미국 포함)가 넘는다. 현재 4000억달러 수준인 외환보유액에 이를 더하면 6000억달러 상당의 ‘달러지갑’을 갖고 있는 셈이다.

국가간 협정인 통화스와프는 정치문제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일본과의 통화스와프가 대표적인 예다. 한국과 일본은 2001년 2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이후 2011년에는 700억달러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한·일 통화스와프는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점차 축소되다 2015년 완전히 종료됐다. 그러다 다시 협상이 재개됐지만, 2017년 부산 일본영사관 앞 위안부소녀상 설치를 이유로 일본 측이 협상을 중단한 상태다.

美통화스왑 ‘1군 동맹’ 가입 시급하다 > News Insight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美통화스왑 ‘1군 동맹’ 가입 시급하다 본문듣기

  • 기사입력 2021년11월30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1년11월30일 11시35분
  • 강태수
  • KAIST 경영대학 초빙교수, 前 한국은행 부총재보

□ 통화스왑은 체결 소식만으로도 금융시장 불안이 크게 해소된다. 2008년, 2020년 한・미간 통화스왑이 그런 사례다.

① 2008년 10월 30일: 글로벌 금융위기 한 복판에서 한국은행은 미국 Fed와 통화스왑 계약(6개월 기한 300억 달러) 체결을 발표했다. 이날 하루 환율이 전날 대비 177원(12.4%), 국가부도 위험지표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1.78%포인트(31.7%) 하락했다. 달러 자금이 공급된 건 두 달 후부터다. 2008년 말부터 2009년 초까지 5차례에 걸쳐 외국의 통화 스와프 총 163억5000만 달러가 시중은행에 배분됐다.

② 2020년 3월 19일: 통화스왑 체결(6개월 기한 600억 달러)뉴스에 폭등하던 환율이 하루 새 안정됐다. 원/달러 환율은 3월 11일 1,191원에서 19일 1285원까지 치솟다가 20일 1,245원으로 떨어졌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반색하며 만족감을 표했다.

□ 스왑(swap)은 ‘교환’을 의미한다. 통화스왑은 서로 다른 통화(화폐)를 미리 정한 환율로 맞바꾸는 것이다. 외환위기가 발생하면 자국 통화를 담보로 맡기고 달러화를 가져올 수 있다. 사전에 대출한도를 정하고 급할 때 빌려 쓰는 외환위기 대비용 ‘마이너스 통장’이다. 신흥국통화는 국제금융시장이 받아주지 않는다. 비결제(非決濟) 통화국은 자국 화폐로 해외 자금조달이 불가능한 거다. 이런 현실을 국제금융시장 원죄(原罪・original sin)라 부른다. 달러화, 유로화 등 기축통화(基軸通貨) 보유국을 뺀 모든 나라는 원죄의 덫에 걸려 있다.

□ 우리나라는 미국뿐만 아니라 8개 국가들과도 통화스왑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현재 캐나다(무제한), 중국(4000억 위안), 스위스(100억 프랑), 인도네시아(115조 루피아), 호주(120억 호주달러), 아랍에미리트(UAE·200억 디르함), 말레이시아(150억 링깃), 터키(175억 리라) 등과 체결한 상태다.

□ 국가 간 통화스왑은 외교문제 영향을 받는다. 일본과 통화스왑이 한 예다. 한국과 일본은 2001년 7월 20억 달러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한 이후 2011년에는 700억 달러로 확대했다. 그러나 2012년 이명박 대통령 독도 방문 이후 점차 축소되다 2015년 종료됐다. 다시 협상이 재개됐지만, 2017년 부산 일본영사관 앞 위안부소녀상 설치를 이유로 일본 측이 협상을 중단했다.

□ 한·중 통화 스왑은 더 큰 고민거리를 수반한다. 금융·외환위기의 방어수단으로 한·중 간 통화스왑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2020년 10월 22일 중국인민은행과 한국은행은 원-위안화 통화스왑 계약을 연장했다. 스왑계약 규모가 3,600억 위안(64조 원)에서 4,000억 위안(70조 원)으로 확대됐다. 계약 기간이 3년에서 5년으로 확대되고, 상호합의 시 추가 연장도 가능하다.

□ 양국 금융당국은 통화스왑이 금융시장 안정, 달러화 의존성 축소 등 긍정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실제로 한중 통화스왑이 외환위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는 건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 기대일 수 있다.

□ 우선 중국 외환위기 발생은 위안화 가치 폭락을 의미한다. 하필 우리나라도 위기 상황이라면 위안화는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더욱이 한중 통화스왑이 우리가 필요할 때 발동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 한중간 관계가 매우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사드 보복사례에서 보았듯이.

한중간 통화스왑의 득실을 따져보면 중국 측의 파이가 더 커 보인다.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 상징적 결과물로 한중 통화스왑을 활용하려는 의도가 감지된다. 실제 중국이 주요국과 체결한 통화스왑 가운데 한국 비중이 상위권이다.

□ 바야흐로 ‘동맹’의 시절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외교적 동맹 결성이 대세다. 미국・영국・호주 3자간 안보동맹 오커스(AUKUS), 미국・캐나다・뉴질랜드・호주・영국 등 영어권 기밀 정보 공유동맹 파이브아이즈(Five eyes), 미국 주도 4개국 안보협의체 쿼드(Quad). 대(對)중국 견제용 포위망 강화 포석이다.

□ 미국 주도 국제금융동맹도 있다. 통화스왑 동맹이다. 캐나다・영국・유로존・일본・스위스 등 5개 국가는 1군(상설스왑라인, standing bilateral currency swap) 동맹이다. 한국・호주・브라질・덴마크・멕시코・뉴질랜드・노르웨이・싱가포르・스웨덴 등 9개 국가는 2군(한시적 스왑라인)이다.

한미간 통화스왑 상설화를 미국에 요구할 때다. 동맹외교 린치핀(linchpin)이 됨을 바이든 행정부에 강조할 필요가 있다. 안보동맹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동맹이 아닌 중국과 통화스왑을 맺었는데 정작 혈맹 미국과 상설화된 통화스왑 라인이 없다. 한미동맹 관점에서 우려스러운 점이다. 한국이 외환위기 상황에서 위안화 통화스왑을 실제 사용하면 중국 쪽으로의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우리 국민은 미국보다 중국이 도와준다고 인식할 수 있다. 이는 안보동맹 측면에서 큰 손실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한미 간 통화 맞교환 약속은 그 자체로 한국에 대한 무한 신뢰 표현이다. 외환위기에 양국이 공동 대응한다는 상호연대를 보여주는 것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 신인도를 높이는 핵심 징표다.

□ 선진국이라고 자처하는 우리나라가 언제까지 환율 불안에 떨어야 하나. 미국을 뺀 나머지 8개 국가 통화스왑 가운데 달러화 맞교환이 가능한 경우는 하나도 없다. 결국 급할 때 필요한 건 미 달러화다. 미국과 통화스왑 ‘1군 동맹’에 가입하는 게 시급한 이유다.

날로 앞당겨지는 ‘달러 사망’

미국 달러는 20세기 이후 줄곧 기축통화 지위를 지켰다. 제2차 세계대전 뒤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은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달러 지배력만큼은 흔들림이 없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집권 이후 달러 지배력에 균열 조짐이 보인다. 이제 관심은 달러의 왕좌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다. 트럼프가 달러의 위상을 흔드는 대내 요인이라면 중국 위안화의 부상은 대외 요인이다. 트럼프가 미국의 문을 걸어 잠그는 사이 달러가 오랜 기간 차지했던 왕좌 자리를 위안화 또는 제3의 통화가 꿰찰 것이란 기대가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이후 기축통화인 달러의 지배력에 균열 조짐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0월17일 헤리티지재단 주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추석 연휴 직후, 가장 큰 경제 이슈는 한국과 중국 간 통화스와프(두 나라가 미리 정한 환율에 따라 일정 시점에 통화를 교환하는 거래 -편집자) 연장 여부였다. 언론은 심각하게 이 문제를 다뤘다. 한-중 통화스와프가 위기 때 방패막이가 될 것이냐와 별개로, 한국은 유독 외환 문제에 민감하다. 외환위기를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다행히 양국이 재연장에 합의하면서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한국 외국의 통화 스와프 등 신흥국이 왜 외환위기를 걱정해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납득이 가지 않는다. 달러를 발행하는 미국은 유동성 공급의 책임이 있다. 미국은 과연 그 책임을 다하고 있을까, 의문이다. 자신들이 필요할 때는 천문학적 달러를 발행해 위기를 넘기고 이제 긴축 등을 통해 유동성을 자꾸 줄이려 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다만 그로 인해 신흥국 위기가 발생한다면 미국은 달러를 공급해줘야 한다. 통화스와프가 가장 좋은 방식이다. 한데 미국은 유럽·일본·영국 등 선진국과는 무제한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하면서도 신흥국에는 매우 인색하다.

달러에 비해 신흥국 통화는 변동성이 크다. 위기 때, 미리 정한 환율로 맞교환한다는 게 미국으로선 큰 위험일 수 있다. 교환된 달러를 다시 돌려받지 못 할 가능성마저 있다. 하지만 달러 시스템의 근본 취지는 미국이 달러 유동성을 만족할 수준까지 공급해준다는 전제에서 의미가 있다.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대체 왜 세계가 달러를 기축통화로 써야 한단 말인가. 최소한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국가들에 대해서라도 미국은 달러의 문을 개방해야 한다. 이쯤 되면 미국의 달러 지배 정당성을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뒤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은 규모로만 보면 점차 쇠퇴하고 있다. 미국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30%에서 2016년 말 18%로 줄었다. 미국뿐만 아니라 선진국의 비중 역시 줄고 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외국의 통화 스와프 비중은 거의 네 배 증가해 미국과 비슷한 16% 수준이 됐다. 신흥국의 비중은 제2차 세계대전 때 40%에서 2016년 말 60%로 늘었다. 이 추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선진 경제는 저성장에 시달리는 반면 신흥국은 계속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통화 시스템에서 그런 변화는 느낄 수 없다. 미국의 경제력은 쇠퇴하지만 달러는 여전히 생기발랄한 청춘이다. 그 지배력은 공고하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은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성장의 주체가 옮겨가는 현실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대전 뒤 폐허의 유럽이 다시 부활하고 글로벌 무역이 팽창함에 따라 준비자산(각국 중앙은행이 국제수지 불균형에 대비해 준비해둔 금·달러 등의 자산 -편집자)의 수요 역시 빠르게 늘었다. 1950년대부터 늘어 1970년대 초 최고조에 달했다. 글로벌 달러 수요는 급증했다. 금환본위제도에서 달러는 금에 고정됐으나, 종이 달러의 급팽창을 본질적으로 금이 충당할 수는 없었다. 1960년대 베트남전쟁의 영향으로 미국 부채가 급증한 결과 달러 발행이 남발됐다.

1971년 12월과 1973년 2월에 금에 대한 달러의 절하가 있었지만, 금과 달러의 태환 약속은 본질적으로 지켜질 수 없는 것이었다. 달러 발행이 온전히 미국의 권한인 이상 그 발행이 적정 수준으로 지켜진다는 것은 애초부터 상상할 수 없었다. 금에 대해 달러를 절하시켰지만 달러의 ‘과잉 가치’는 여전했고 마침내 금태환이 정지되며 브레턴우즈 체제는 1973년 종말을 고한다. 이로써 달러는 지속적으로 절하된다.

1960년대부터 달러 지배력이 종말을 맞을 것이란 얘기는 있었다. ‘달러 사망’은 흔한 단어가 되었다. 브레턴우즈 체제가 붕괴될 때, 그리고 미국의 무역 적자가 급증할 때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수 없이 퍼졌던 얘기다. 하지만 달러의 지배력은 여전하다.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유지하는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달러 비중은 ‘달러 사망’ 용어의 사용 빈도와 무관하게 한결같다. 달러는 국제 외환시장의 절대 거래 통화이자 여전한 석유 결제 통화다. 이 정도면 베네수엘라 지도자들이 말하는 ‘달러 폭정’이란 용어가 새삼스럽지 않다.

이는 일방적 주장이 아니다. 미국 경제학자인 케네스 로고프와 카먼 라인하트의 최근 연구에서 미국 달러는 여전히 지배적 지위를 유지한다는 게 확인됐다. 1970년대까지 글로벌 GDP의 3분의 2는 달러에 고정됐다. 나머지는 영국 파운드와 옛 소련의 루블이 차지했다. 현재도 모든 국가의 60% 이상이 달러를 기축통화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GDP를 합하면 70%에 달한다. 다른 측정 수단, 즉 무역 거래의 통화나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미국 국채의 비중도 비슷했다.

유로는 어떤가. 유로는 등장 이후 달러를 위협할 가장 강력한 변수로 생각됐으나 현실은 무력하기만 할 뿐이다. 달러에 이어 2위 통화 자리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그 격차는 생각보다 크다. 유로 이전 독일의 마르크보다 되레 영향력이 크지 않다. 1980년대 초부터 1999년 유로 체제 출범 때까지 마르크의 영향력은 서유럽에서 동유럽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유로 등장 이후 이 움직임은 사라졌다. 그 어떤 통화도 글로벌 리더십에서 달러와 경쟁할 수 없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달러 지배는 견고하다.

안전자산 여부는 변동성으로 결정된다. 달러 변동성이 작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이 국제시장에서 달러의 매력을 잠식하지는 않는다. 각국 중앙은행이 미 국채를 보유하려는 이유가 있다. 미 국채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풍부한 단일 금융시장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전하다. 미 연방정부는 1812년 영미전쟁 이래 부채를 연체한 적이 없다.

기축통화 지위에 필수적인 것은 외교와 군사력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은 세계 최강이다. 이것이 달러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미국과 군사 동맹을 맺은 국가들은 준비자산에서 차지하는 달러 비중이 그렇지 않은 국가보다 30%포인트 정도 높다. 반면 핵무기 보유국은 보유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 경제학 교수인 배리 아이컨그린이 밝힌 사실이다. 지정학적 동맹과 국제통화 선택 간의 관계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이유는 많다.

중국은 한국과 통화스와프 협정 연장에 합의하면서 위안화의 지배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서울 KEB하나은행 본점의 지폐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동맹 관계이기 때문에 무기 체계가 비슷할 수밖에 없다. 미국산 무기 의존은 달러 수요를 늘린다. 혹자는 동맹국이라서 높은 우선순위로 미국이 부채를 갚을 것이란 기대가 작용한 거라고 주장한다. 어쨌든 한국과 일본은 준비자산의 80%를 달러로 보유하고 있다. 군사동맹이 달러의 지배력을 높이는 수단임을 부정할 수 없다.

달러 지배력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누구도 모른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등장으로 달러는 진정한 시험에 들게 됐다. 트럼프는 좌충우돌의 외교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동맹도 안중에 없다. 심지어 고립주의를 표방하기도 한다. 이에 더해 보호무역을 가시화하고 있다. 무역 보복은 전방위적이며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적개심을 드러낸다. 이는 동맹 균열로 발전할 수 있다. 한반도만 해도 그렇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신은 미국 힘의 누수를 뜻한다. 중국은 언제든 이 틈을 비집고 들어올 수 있다. 중국이 지정학적 측면에서 아시아에서 앞서나간다면 그 뒤를 위안화가 이어받을 것이다. 바로, 달러 영향력의 쇠퇴다.

그럼에도 달러의 영향력은 급속히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즉각적인 달러로부터의 이탈, 외국 채권자의 미 국채 투매 등은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 없다. 미국의 효율적인 금융시장 역시 다른 국가들이 넘볼 수 없는 수준이다. 이에 비해 다른 통화는 아직 투자 매개체나 준비자산으로 미국 달러에 도전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달러는 누가 뭐래도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이다. 아무리 트럼프의 정책이 치명적이라 해도 달러의 급격한 몰락은 없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도 그럴 수 있을까. 달러의 지배력은 얼마든지 잠식당할 수 있다.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갈등에도 한국과 통화스와프를 재개했다. 미국의 최대 경쟁국인 중국은 미래를 보고 있다. 자국 통화가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애쓰고 접근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미국이 문을 걸어 잠근 사이 중국은 열고 있다. 사실, 이는 위안화만이 아니다. 주요 통화들의 경쟁력은 시간이 갈수록 강해질 것이다. 달러의 고유한 장점은 느리지만 점차 잠식될 것이다.

트럼프 시대는 그 시기를 앞당길 것이다. 트럼프는 달러에 득이 되는 정책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 그의 정책이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축통화의 첫째 요건은, 글로벌 유동성 공급이다. 자국 화폐를 세계에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그로 인한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 적자는 운명이다. 이른바 ‘트리핀의 딜레마’다. 한데 미국은 그 숙명에서 벗어나려 한다. 부채 폭증을 막으려는 미국의 재정 목표는 준비 통화 독점 제공자라는 국제적 역할과 일치하지 않는다. 달러 지배 정당성이 훼손되고 있다. 이 틈을 누군가는 메울 것이다. 그것이 위안화든 유로화든, 아니면 특정 국가에 속하지 않는 제3의 통화든 말이다.

* 윤석천은 대학과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금융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금융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썼으며, 특히 외환과 관련해 많은 강의를 해왔다. ‘세상 읽기’를 연재했으며, 현재 팍스TV 에 출연하고 있다. 인간의 얼굴을 한 경제를 그리워한다.


0 개 댓글

답장을 남겨주세요